SECTION 1
Wormholing: 차원의 너머
자아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통로
Curator: 김나예, 김유진, 최세희
<Wormholing : 차원의 너머>는 2020 라이프스타일로 온·오프라인의 제약을 두지 않은 채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멀티페르소나 트렌드에 주목합니다. 네명의 작가가 마주한 다중 자아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선보여지는데요,
본 섹션은 본질의 나를 마주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주체적인 다중 자아의 삶을 지향하는 네 시선을 통해, 동시대 속 포착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긍정할 수 있게 합니다.
또 다른 나의 존재를 능동적으로 형성해나가는 건강한 삶을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피노키오 시리즈
Artist: 김휘아
Critic: 김유진
김휘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피노키오 시리즈는 총 3가지의 시리즈로 이루어진 비디오 퍼포먼스작품입니다. 영상에서는 작가가 피노키오 가면을 쓴 채 등장하며, 옷을 차례로 벗는 모습이나, 화장을 지우는 모습, 춤을 추는 모습 등의 행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언제나 본인의 자화상으로서 피노키오를 가리키며, 내면의 갈등 속 분열된 자아를 구현해 냄으로써 피노키오의 삶과 닮은 본인의 삶, 즉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에서 일컫는 피노키오는 나무인형이지만, 살아 움직이며, 소년도 인형도 아닌 그 중간의 것으로서의 역설, 그 아이러니함을 우리에게 던지며 글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곤 합니다.
작가는 피노키오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피노키오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해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성찰의 시간을 마련합니다. 작품에서는 이렇게 본질을 마주하려는 용기 없이 그저 피노키오인 채로 순응하며 살아가려는 나, 그리고 이와 달리, 나의 껍데기 속의 진정한 본질을 마주하고 ‘진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 이 두 마음 사이에서 끊임없는 자아성찰을 일구어나가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본 작품은 온전한 나를 찾는 과정에 놓인 이들에게, 그들이 언젠가 마주할 수 있는 성장통에 대한 인간의 노력과 인내를 배우게 합니다. 관객은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정체성과 마주함으로써, 비로소 페르소나 삶에서 벗어나 본질의 나라 일컫는 자아들을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멀티페르소나 삶에 다다를 소중한 계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ArtiFace
Artist: 김형기
Critic: 김유진, 최세희
미디어아티스트 김형기 작가의 대표작 <ArtiFace>는 가상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모습이 오늘날 모든 이의 일상에 스며들었음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실제 인물의 모습을 3D 캐릭터로 재가공하고 그 위에 LED소자를 붙여 실재보다는 아바타에 가까운, 아바타보다 더 자연스러운 얼굴을 구현해내고 있는데요, 입체구조물의 커다란 눈이 떴다 감기를 반복하며 관객과 눈을 맞추기도, 그들을 따라가 시선을 옮기기도 하는 모습에서 생생함은 배가 됩니다. 이는 더 이상 자신이 아닌 가상의 자아를 욕망하는 현대인을 대변합니다.
동시에 작가는 가상의 현상을 미디어 오브제에 담아내는데요, 이러한 기법은 현대인들에게 디지털 세계에서의 활동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물리적 세계와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적인 삶을 지속해나가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형기 작가의 메시지입니다.
Artist: 한신영
Critic: 최세희
A Stranger
한신영 작가의 <A Stranger>는 현대무용과 연극, 그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연출된 3분 13초의 공연전시를 담은 단채널비디오입니다. 영상에는 내면의 욕망을 표출하며 궁극적인 자유에 도달하려는 주인공과 작가가 ‘사회’라 규정한 검은옷의 무리가 등장합니다.
검은 무리는 하나의 큰 몸체를 이루어 주인공을 가로막고 좌절시키는 동작을 반복하는데요, 이는 커다란 사회가 한 개인을 억눌러 세상의 정형화된 틀에 가두어버리고 자아의 발현을 부정적으로 여겨온 시대의 현상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발버둥을 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검은 무리의 몸짓을 그대로 따라하며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굴복하고 자신의 자아를 감추어버리는 행위를 취합니다. 이후 퍼포먼스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수많은 몸짓으로 온전한 나를 찾고자 한 주인공은 눈을 들어 무한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 ‘나다움’을 찾겠다고 다짐합니다.
작가는 보편적인 사회의 틀이 한 개인의 정체성을 가리지 못함을 현대무용과 연극적인 표현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하여금 전해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자아를 외면해오진 않았나요?
Artist: 강민기
Critic: 김나예
Ma Monde
강민기 작가의 <Ma Monde>는 표면에 직접 색을 칠하고 스틸프린팅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이용한 유닛이 담긴 작품입니다.
직접 색을 칠한이유는 작가 자신의 언어가 색이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요소와 유닛이 화면에서 서로 다른 층위를 만들어내 작가가 설정한 사회라는 프레임과 유닛이라는 정체성을 분리해줍니다.
또 한 공간에서 다른 차원을 만들어내는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유닛처럼 하나의 사회에 함께 공존하고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능동적인 주체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며,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프랑스어로 쓰인 ‘나의세계’라는 작품명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 줍니다.